드래프트 재수생, 광주대 우수진의 ‘마지막 도전’
출처:점프볼|201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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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돌아갈 곳이 없네요.”

광주대 4학년 우수진(23, 175cm)은 담담히 말했다. 지난해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한 그녀가 올해 한 번 더 프로지명을 기다린다. 대학농구 정규리그를 마치고 우수진은 이번 드래프트가 자신의 농구선수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4학년인 만큼 돌아갈 곳도 없다며 말이다.

고교시절까지만 해도 우수진은 철저히 무명이었다. 소속팀 기전여고에서 스포트라이트는 에이스 유승희(삼성생명)와 팀의 2옵션이었던 김아름(신한은행)에게 쏠려있었다. 그녀 스스로도 ‘농구선수 우수진’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평범했어요. 머리 채우는 선수였죠(웃음).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농구를 더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의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지금까지 농구를 할 수 있었죠. 광주대에 와서 조금이나마 농구에 눈을 뜬 거 같아요. 눈꺼풀이 살짝 올라갔다고 해야 할까요?”

*광주대 국선경 감독은 “그 당시 기전여고하면 유승희였어요. 당연히 팀 공격에서 (유)승희가 차지하는 역할도 컸죠. 리바운드는 (김)아름이가 잡고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우)수진이가 팀 내에서 할 수 있는 게 적었어요. 수진이가 이 둘보다 농구는 늦게 시작해 그렇지, 잘만 다듬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능성 하나 보고 스카우트를 결정했어요”라고 우수진을 영입한 배경을 말했다.

대학 진학 후 농구에 눈을 뜬 우수진은 1, 2학년 때 조금씩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경험을 쌓더니 3학년 평균 12.5득점 12.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평균 16.7득점 10.9리바운드를 올리며 광주대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학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우수진은 통합 우승으로 자신의 마지막 대학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려 한다. 더불어 ‘프로선수 우수진’으로서의 도전도 함께 말이다.

Q.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어요. 플레이오프 준비는 잘하고 있나요?

마음을 비우고 있어요. 솔직히 작년엔 안달 나 있었거든요. 이겨야 하고 성적을 내야하는 욕심이 강했어요. 그러다보니 제풀에 제가 지쳤죠. 올해는 동료들이 워낙 빵빵하니까 마음을 편히 가지려 해요. 저 말고도 공격할 사람이 많으니까, 수비나 리바운드 등 팀에 도움이 되는 다른 일을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플레이오프에선 경기내용이 어찌되었든 꼭 이겨야 해요. 작년에 가져오지 못한 우승기를 학교와 감독님께 안겨주고 싶어요. 올해가 아니면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아요.

Q. 올해 광주대는 9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어요.

사실 무패를 예상했는데 한번 져서 충격이 있었어요. 그 정도로 올해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작년 우승팀인 용인대는 고학년이 없어 힘들 거라 봤어요. 우리 1학년 얘들이 정말 잘해줘서 든든해요. 2학년들도 열심히 해줬고요. 누구하나 할 것 없이 잘해주고 열심히 해줬어요.

Q.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WKBL 신인 드래프트가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에요.

사실 농구하면서 드래프트에 나갈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었어요. 한 때는 운동을 접을 생각까지 했는데 눈 떠보니 4학년이네요.

Q. 지난 시즌 대학리그에서의 개인기록이 좋았어요. 이를 바탕으로 대학리그 시상식에선 우수상까지 받았고요.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거란 얘기도 나돌았어요.

주위사람들도 모두 될 거라는 얘기를 했어요. 100%확신은 아니었지만 그런 주위 평가 때문에 조금 기대는 했죠. 떨어지고 나서 모두들 괜찮냐고 하니까 오히려 ‘우울해 있어야 하나’했어요. 저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넘쳐 나니까, 안 되겠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거든요.

Q. 다시 학교로 돌아가 농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네, 농구공을 다시 잡기가 힘들었어요. 드래프트에 가기 전 짐을 다 싸놨거든요. 드래프트 끝나고 숙소에 와서 쌌던 짐을 다시 풀었을 때, 팀 얘들이 저를 쳐다보는 시선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작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올해는 다들 아무 말도 안 해요. 정말 안 해요(웃음). 감독님조차 아무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마음은 편해요. 저 스스로는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해요.

Q.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 된 후 우리은행, KB스타즈, KEB하나은행까지. 최근 프로팀들과 잇달아 연습경기를 펼쳤어요. 남대부와 달리 여대부 팀이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갖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에요.

맞아요. 저도 대표팀 말고 대학에서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한 건 처음이었어요. 상대해 보니 역시 프로는 프로더라고요. 웨이트가 딴딴하고 슛이 정말 정확했어요. 연습경기를 통해 슛과 웨이트는 진짜 기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제가 대학에서는 나름 이름 있는 선수잖아요. 그런데 프로팀들과 연습경기를 하며 제 자신이 한없이 작다고 느껴졌어요. 배워야할 것도 무궁무진하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임영희 선수와 강아정 선수요. 임영희 선수를 볼 때는 눈이 부셨어요. 내가 감히 이런 선수를 막아도 되나, 연습상대도 안 될 텐데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열심히 따라다녔어요. 강아정 선수는 슛이 정말 좋았어요. 또 키가 진짜 컸어요. TV로만 보다가 코트에서 직접 보니 더 커보였어요. 슛 타점이 워낙 높으니까 손을 흔들어도 안 닿더라고요. 마치 제가 난장이가 된 기분이었어요.

Q. 여자프로농구 경기는 자주 보는 편이에요?

여자 경기는 잘 안 봐요. 실력 한탄할까 봐요(웃음). 내 또래 얘들은 저기서 뛰고 있는데 저는 기숙사에서 TV로 본다는 게 싫어서요. 김이슬, 강이슬, 김민정, 유승희, 김아름 등이 제 동기에요. 오히려 남자농구를 자주 보는 편이에요. 남자농구에선 김선형 선수를 좋아해요.

Q. 평소 거친 플레이스타일과 다르게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얘기가 있어요.

몸싸움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이유를 말하기 민망하긴 한데... 사실 상대선수의 땀이 저한테 묻는 게 싫어요. 여자 선수들 중 땀 냄새가 심한 선수들이 있어요. 하하, 누가 심한지는 노코멘트에요. 각 팀에 한, 두명 정도는 있어요. 물론 다른 선수들이 말은 안 해서 그렇지 저도 땀 냄새가 심할 수 있어요(웃음).

Q. 대학에서는 파워포워드를 주로 봤어요. 하지만 신장 때문에 프로에서도 그대로 포지션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프로에서는 어떤 포지션을 생각하고 있나요?

키가 어중간하니까 2, 3번을 봐야하지 않을까요. 시키는 대로 해야죠(웃음). 가드를 하라고 하시면 드리블을 열심히 해서 가드 보고, 빅맨을 주문하시면 몸을 키워서 포스트를 봐야죠. 프로팀에 가서 감독님이 주문하는 대로 할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슈터로 알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전 슈터는 아니에요. 드라이브 인을 쳐서 올라가거나 우리 팀 센터에게 넣어 주는 걸 좋아해요. 프로에 가서도 저의 이런 스타일을 살리는 플레이를 펼치고 싶어요.

Q. 그렇다면 선수로서 롤모델은 누구에요?

롤모델은 없어요. 그 선수처럼 되어야겠다고 하면 뭔가 갇혀있는 느낌이 들어서요. 그 선수만 봐야할 것 같고요. 그냥 코트 위에 있는 선수들을 보고 좋은 게 있으면 뺏어오고 싶어요. 모든 선수들이 제 롤모델이에요.

Q. “정말 열심히 한다.” 농구관계자들에게 우수진 선수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많이들은 답변이에요. 문득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농구를 하는지 궁금해요.

저도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지?’란 생각을 하기도 해요(웃음). 하지만 저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그동안 해온 게 있는데 막상 그만두면 미련이 남지 않을까 해요. 이번이 마지막이잖아요. 드래프트에 떨어지면 농구는 포기할 생각이에요. 대학에서 최고까지 올랐는데 프로에 가지 못한다면,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요. 만약 이번에도 드래프트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요. 1년간은 저에게 여유를 주고 싶어요. 하고 싶은걸 하면서 제가 잘하는 걸 찾고 싶어요.

Q. 끝으로 여대부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 소심해요. 제 운동스타일이 그런지 몰라도 저를 무섭게 보는데 알고 보면 소심하고 눈물도 많아요. 저 보기보다 까칠하지 않답니다(웃음). 이루리라나 (장)혜정언니처럼 얼짱은 아니지만 애교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또 대학여자농구가 더 인기 있을 수 있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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