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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독수리, 카운터 어택 진수 보이다
출처:인터풋볼|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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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울산 현대를 꺾고 5위로 도약했다. 서울은 9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46이 된 서울은 전남 드래곤즈(승점44, 6위)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4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47, 4위)를 바짝 추격했다.

경기를 쉽게 정리하면 짧고 굵었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최전방에 원톱을 두지 않았다. 후보 명단에도 키 큰 선수가 없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원톱들의 기복이 심해 뺐다. 또 발이 느린 상대 수비진 공략을 위해 젊고 빠른 선수들로 채웠다”고 밝혔다.

초반은 탐색전이었다면, 중반 이후부터 막판까지 울산이 공격을 주도했다. 이때 서울은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상대가 나오기를 침착히 기다렸다. 그리고 전반 43분 고명진이 상대 페널티지역 좌측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44분 김동석이 스터드로 긁어 내준 볼을 오스마르가 직접 슈팅했다. 볼이 김선민의 손을 맞고 떨어지자 문전에서 기다리던 김남춘이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들어 울산이 동점골을 위해 공세를 올리자 서울은 기다렸다는 듯 카운터 어택으로 맞섰다. 종전과 달리 짧은 패스 위주로 공격을 풀어가며 효과적으로 울산의 수비를 괴롭혔다. 그 중심에 고요한과 에스쿠데로가 있었다. 여기에 후반 32분 이재원이 고요한에게 깊은 태클로 퇴장당해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후반 40분 역습에서 윤주태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요한이 상대 페널티지역 좌측을 파고들어 문전으로 땅볼 크로스, 에스쿠데로가 몸을 날리며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서울은 47분 아크 정면에서 에스쿠데로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가르며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웃었다. 

‘독수리’ 최용수는 출전에 목마른 선수들을 투입해 전투력을 증강했다. 그리고 어설프게 몰아치는 울산의 공격을 카운터 어택으로 깔끔하게 끝냈다. 종갓집에서 잔치를 벌이려던 울산에 찬물을 끼얹었다. 모처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축제를 만끽하려 했던 울산은 홈팬들 앞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 주요장면


양 팀은 초반부터 탐색전을 벌였다. 중반에 접어들면서 울산이 서서히 주도권을 잡았고, 계속 공격을 몰아쳤다. 전반 30분. 고창현이 미드필더 측면에서 문전으로 프리킥했다. 휘어져 들어가는 볼을 김치곤이 수비수 견제를 뚫고 헤딩슛했다. 볼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으나 유상훈이 오른손으로 볼을 쳐냈다. 울산 입장에서 이 골이 들어갔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 서울은 유상훈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계속된 득점 침묵에 비상구가 필요했던 서울. 전반 43분 울산 고창현이 자기진영에서 고명진에게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줬다. 1분 뒤 서울은 이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페널티지역 대각에서 김동석이 킥하는척하다 볼을 스터드로 긁어 내줬고, 오스마르가 달려들며 슈팅했다. 선수들이 일제히 볼을 향해 달려들었고, 이때 볼이 김선민의 손을 맞고 떨어졌다. 문전 대각에 있던 김남춘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로 2년 차 김남춘의 데뷔골이었다. 서울에 단비 같았다. 


서울은 김남춘의 선제골 이후 울산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기다리면 언젠가 때가 오는 법. 1-0으로 앞선 후반 40분 볼을 잡은 윤주태가 상대 수비수를 등진 상황에서 측면으로 뛰어들어가는 고요한을 보고 로빙 패스했다. 볼을 잡은 고요한이 드리블로 울산 좌측을 파고들었다. 고요한은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에스쿠데로에게 정확히 땅볼로 크로스했다. 에스쿠데로는 몸을 날리면서 왼발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에스쿠데로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용수 감독이 준비한 작고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카운터 어택 두 방으로 승점 3점을 얻었다.

▲ 양 팀 감독 멘트


최용수 감독,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실패, 30라운드 수원전 패배 이후 힘들었다. 경기 전 상대 스쿼드보다 우리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힘에서 밀리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선수들이 투혼과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김남춘, 김동석, 최정한 등 평소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한발 더 뛰었다. 특히 김남춘은 계속된 무득점 행진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득점으로 득점 물꼬가 트였고, 다른 선수들도 살아났다. 승리를 향한 열망, 상위 스플릿 갈림길의 승부처에서 결속력을 발휘했다. 위기를 스스로 헤쳐나가는, 이것이 바로 FC서울의 힘이다.”

조민국 감독,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이 나빴다. 순발력이 떨어졌고, 위험지역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범해 화를 자초했다. 후반 막판 퇴장으로 수적 열세 후 집중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6강에 못 든다면 감독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아직 3경기 남았다. 우리가 6강에 못들 거라 생각지 않는다.”

김남춘, “나와 동료들, 감독님까지 경기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명단을 봤을 때 그동안 잘 준비했으니 팀에 보탬이 되자고 마음먹었다. 다른 선수들이 해줄 거라 믿었는데, 뜻하지 않게 내게 득점 기회가 왔다. 경기 전날 감독님이 잠들기 전에 좋은 꿈 꾸라고 해주셨는데, 오늘 득점과 승리까지 이끌어 기쁘다. 그동안 우리가 무득점에 빠졌던 건 실력이 없다기보다 운이 없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딸 수 있게 돕겠다.”

▲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9라운드(앞 팀이 홈)

울산 0 

서울 3 김남춘(전44), 에스쿠데로(후40, 47)

* 슈팅(7-12)/유효슈팅(1-5)/파울(13-17)/코너킥(2-2)/오프사이드(1-1)/경고(1-2)/퇴장(1-0)/점유율(52-48)/울산종합운동장, 관중수(10,009명)/MOM 에스쿠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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