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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과 로저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다
출처:코리아골닷컴|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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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2위를 기록했던 리버풀이 벌써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브렌던 로저스 감독의 축구 철학이 새로운 선수들에게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홀로 30골을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있고, 유럽 대회 일정조차 없을 때는 로저스 감독의 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 루이스 수아레스가 떠나고 UEFA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게 되면서 로저스의 철학은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리버풀은 홈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에 0-1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내내 선보였던 흥미진진하고 공격적인 흐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유율은 75%에 달했지만, 유효슈팅은 단 한 개에 그쳤다.

수아레스의 득점력과 전방위적인 활약을 대체하는 건 엄청난 도전이다. 게다가 바빠진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컨디션도 잘 관리해야 한다. 이번 시즌이 로저스의 성공 여부를 확실히 결정할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도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받자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 시즌에는 경기마다 철저하게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

안필드 경기장은 전체적으로 빌라를 무너뜨리지 못할까 겁에 질린 분위기였다. 그리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팬들의 좌절은 커졌다. 리버풀의 팬 대부분은 과거의 전성기부터 팀을 응원해왔고, 지난 시즌의 경기력을 지켜본 뒤 이제는 어떠한 팀을 상대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상태였다.

로저스 감독은 리버풀을 다시금 우승에 도전할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작업은 어느 정도 완성된 듯했지만, 이제는 최고의 선수를 떠나보낸 뒤에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로저스의 철학이 자리를 잡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다니엘 스터리지의 공백은 너무나도 확실해 보였다. 지난 시즌 21골을 터트렸던 스터리지는 이번 시즌 초반에도 리버풀 공격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잉글랜드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로저스 감독의 선택지는 좁아져 마리오 발로텔리를 선발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리버풀이 수아레스와 스터리지 둘 다 없이 경기를 치른 것은 거의 2년 만이었다.


리버풀 공격에서 또 하나의 축을 담당했던 선수는 라힘 스털링이었다. 그렇지만 리버풀은 국내 대회와 유럽 대회의 균형을 맞춰야 했다. 스털링은 이번 경기에서 교체로만 뛰었고, 18일 새벽(한국시각)에 열릴 루도고레츠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렇지만 스털링에게 휴식을 줬던 선택이 당장은 독이 됐다.

이번 시즌 내내 리버풀은 로테이션을 많이 활용할 수밖에 없다. 로저스 감독은 "길고 긴 시즌이 될 것이다. 스털링이 쉴 기회가 많지는 않기에 이번에 휴식을 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로저스 감독은 수아레스, 스터리지, 스털링의 공백을 약점으로 인정했다. 유효슈팅 단 한 개, 날카롭지 못했던 공격, 활력이 부족했던 움직임까지. 로저스 축구의 핵심이 높은 점유율이기는 하지만, 이를 활용할 뛰어난 선수가 없다면 리버풀도 평범한 팀일 뿐이다.

로저스는 "경기 초반 압박과 패스 속도가 느렸고, 좋지 않은 실점을 허용했다. 실망스러운 경기였지만, 빌라도 수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공을 많이 갖고는 있었지만, 공격 마무리에서 상대를 뚫지 못했다"고 이번 경기를 평가했다.

이번 시즌 로저스에게는 더 나은 선수단이 생겼다. 그렇지만 아직 올바른 조합을 찾지 못한 느낌이다. 좋은 경기가 있었던 반면에 재앙과 같은 경기도 있었다. 현재의 리버풀은 꾸준함이 부족하기에 예상하기 어려운 팀이다. 로저스는 하루빨리 균형을 찾고 싶을 것이다.

빌라와의 맞대결에서는 여섯 명의 신입생이 선발로 출전했고, 홈에서 데뷔전을 치른 선수만 네 명이었다. 아담 랄라나와 라자르 마르코비치는 자신들이 선발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반면에 알베르토 모레노는 공격에서 제 몫을 해냈지만, 수비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마리오 발로텔리는 최악까지는 아니어도 좋지 못한 경기를 치렀다. 빌라 수비수들은 단체로 그를 괴롭혔다. 밀어 넘어뜨리고, 다리를 걷어차고, 거친 태클을 감행했다. 발로텔리가 몸집이 크기는 해도 용감한 선수는 아니기에 필립 센데로스와 앨런 허튼에게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최근 발로텔리의 하락세는 걱정스럽다.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분위기를 흐리는 존재로 지목됐고, AC 밀란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발로텔리를 떠나보냈다. 시즌 초반의 경기들이 로저스 감독과 리버풀에게는 중요하기에 발로텔리가 적응할 때까지 오래 기다려줄 시간은 없다.

리버풀은 네 경기를 치러 6점의 승점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의 토트넘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토트넘도 최고의 선수 한 명을 떠나보내고 여러 명의 재능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가레스 베일이 책임지던 골을 새로운 선수들에게 나누는 임무를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해내지 못했다. 토트넘이 큰 패배를 당한 이후 빌라스-보아스는 경질되고 말았다. 그 경기의 상대는 바로… 리버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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