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치명적인 2연패를 당했다. 철벽같았던 불펜이 2⅓이닝 동안 9실점(8자책)으로 무너져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5일 마산 NC전 3이닝 9실점 이후 최다 실점하며 불펜이 흔들렸다.

SK는 지난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7-9로 졌다. 7회까지 7-0으로 앞섰지만 9회만 3점포 2방을 내주는 등 불펜이 무너졌다. SK로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4강행 열차도 한 발 멀어져갔다. 2경기 연속 불펜이 불안했다.

이날 SK는 선발 김광현이 6⅔이닝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불펜이 부진했다. 7-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가 1피안타 1볼넷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윤길현이 3점포를 허용했고 마무리 박희수도 ⅔이닝 3피안타(1홈런) 4실점으로 강판됐다. 박정배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SK 불펜은 이날 2⅓이닝 8자책했다.

8월 이후 SK는 19승 10패 1무로 승률 6할5푼5리로 가을 DNA를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불펜이 무너지며 패해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지난 11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도 1-1로 팽팽히 맞선 9회 필승조가 점수를 내줘 1-2로 석패했다. 12일에는 윤길현과 박정배, 박희수 등 SK가 자랑하는 계투가 5점을 지키지 못했다.

SK의 최근 상승세는 불펜의 힘이 컸다. 8월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43이다. 불펜은 선발보다 더 막강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2.36이었다. 8월 이후 전날 경기 전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은 2.69였다. 물 샐 틈 없었던 불펜은 SK 승리를 지켰다. 이만수 SK 감독도 지난 8일 문학 NC전을 앞두고 “8월 이후 상승세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중간 투수가 막아주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했다.

전날 불펜이 2⅓이닝 8자책을 기록해 8월 이후 SK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69에서 3.38까지 치솟았다. 아직도 준수한 성적표다. 하지만 2경기 모두 불펜 방화로 승리가 날아간 점은 SK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만수 감독은 전날 “선수들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버텨내고 있어 고맙다. 그러나 이제는 내려가면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러모로 1패 이상의 충격이다. 무엇보다 4강을 향해 한창 진격했던 SK의 기세가 누그러졌다. SK는 지난 5월 8일 문학 두산전에서 한 때 1-11로 뒤졌지만 결국 13-12로 경기를 뒤집었다. 프로야구 최다 점수 역전승이었다. SK는 전날 악몽 같았던 9회를 겪으며 두산에 설욕 당했다.